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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일, 더 이상 미루지 말기 나를 사랑하는 일, 더 이상 미루지 말기 매사에 적극적인 한 경영자는 특이하게도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부러워한다고 말합니다. 길을 잘못 들었을 때 내비게이션이 보여주는 신속한 오류 수정 능력이 때문이랍니다. 내비게이션이 이전 경로를 포기하고 새 길을 걸리는 시간은 5초 안팎인데 왜 그렇게 빨리 오류를 시정하지 못하는지 답답하다는 겁니다. 군대에서 하급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은 ‘시정하겠습니다’라지요. 그와 운율을 맞추는 선임들의 맞대응은 ‘너는 시정만 하다가 군대생활 마칠 거야?’고요.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다’는 의미의 ‘시정(是正)’이 말처럼 쉽다면 그런 군대식 문답들이 스테디셀러처럼 존재할 리 없습니다. 내비게이션의 신속한 오류 수정 능력을 부러워할 수는 있지만 그건 기계이고 우리 대부분은 사람입.. 2023. 11. 21.
가장 먼저 배려할 사람 가장 먼저 배려할 사람 단골의 매력은 덤에 있습니다. 다른 손님 모르게 찌개 밑에 슬쩍 깔아주는 도톰한 목살, 메뉴에는 없지만 내 식성을 고려한 누룽지 후식 서비스, 이마의 열을 짚어보며 가족의 안부를 묻는 동네 의사의 푸근함, 샴푸를 하며 간단한 두피 마사지를 겸해주는 미용실 직원의 세심한 손길 등은 분명 단골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입니다. 단골이라는 개념은 주인과 손님 모두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오래된 단골 가게가 즐비한 마을공동체가 현재와 같은 위험 사회의 적절한 대안일 수 있다’는 사회학적 진단은 그래서 심리적으로도 더없이 타당하게 느껴집니다. ‘20%의 단골손님이 80%의 매출을 책임진다’는 마케팅 법칙을 들먹이지 않아도 장사의 성패가 단골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은 이젠 상식에 속합.. 2023. 11. 20.
만능 콤플렉스 만능 콤플렉스 프로야구를 소재로 1980년대의 젊음을 사로잡았던 장편만화 은 아직도 우리나라 만화사에서 최고의 스포츠 만화로 평가받습니다. 바로 그 만화를 그린 작가 이현세와 팀을 이뤄 야구 시합을 한 선배 만화가의 증언은 배를 잡게 합니다. “이현세? 타석에서 공을 친 다음 3루로 뛰어가는 인간이야. 내가 목격했잖아.” 영화 의 그 유명한 대사처럼 케이크를 보는 것과 먹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사람들이 같을 것이라고 지레집작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매사에 보는 것과 먹는 것을 꼭 일치시킬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펠레나 마라도나가 가장 훌륭한 축구 감독이 되는 건 아닌 것처럼 과거의 역사를 산 경험이 없어도 탁월한 역사학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건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니까요. 무엇이든 잘해.. 2023. 11. 19.
내 이름 부르기 내 이름 부르기 성인이 되어서도 스스로 자기 이름을 섞어가며 대화하는 사람, 꼭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경이도 배고파요’, ‘상호가 금방 가겠습니다’ 같은 어투인데 경험상, 불길한 신호입니다. 미성숙한 자기 중심성의 한 징후인 경우가 많더군요. 아직도 자신을 보호받아야 할 심리적 초등학생처럼 생각하거나 상대방의 소통보다 내 입장이 우선하는 퇴행적 대화법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또 다른 제 경험을 비추어 보면 결정적 순간에 혼자 자기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는 행위의 자기 진정(鎭靜), 자기 위로 효과는 생각하는 이상입니다. 연경아, 다 괜찮을 거야. 상호야, 너 진짜 수고했다. 소연아, 오늘 참 근사한걸. 자신에게 소리 내어 이렇게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편안하고 평화스러워집니다. 혼자서 그런 자기 포.. 2023.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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