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일, 더 이상 미루지 말기
매사에 적극적인 한 경영자는 특이하게도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부러워한다고 말합니다. 길을 잘못 들었을 때 내비게이션이 보여주는 신속한 오류 수정 능력이 때문이랍니다. 내비게이션이 이전 경로를 포기하고 새 길을 걸리는 시간은 5초 안팎인데 왜 그렇게 빨리 오류를 시정하지 못하는지 답답하다는 겁니다. 군대에서 하급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은 ‘시정하겠습니다’라지요. 그와 운율을 맞추는 선임들의 맞대응은 ‘너는 시정만 하다가 군대생활 마칠 거야?’고요.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다’는 의미의 ‘시정(是正)’이 말처럼 쉽다면 그런 군대식 문답들이 스테디셀러처럼 존재할 리 없습니다. 내비게이션의 신속한 오류 수정 능력을 부러워할 수는 있지만 그건 기계이고 우리 대부분은 사람입니다. ‘배 째라’ 같은 태도로 일관하는 것도 꼴불견이지만 가벼운 반성의 수준은 훌쩍 뛰어넘어 자학 모드 수준의 시정 강박에까지 이르면 보기에 딱합니다. 살면서 무엇보다 먼저 시정되어야 할 것은 자기를 잘 보듬지 못하고 귀히 여기지 못하는, 자기애와 관련된 나태함이라고 저는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그런 나태함을 바로 잡는 게 말처럼 쉽지 않으니 시정 강박에 대한 설왕설래가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는 거겠지요. - 홀가분, 정혜신·이명수 글, 전용성 그림, 해냄, 참고문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