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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4

죽마고우? 죽마고우? 가난한 농부가 무거운 마음으로 암자에서 마음을 닦고 있는 수도승을 찾아왔다. “저에게는 사십 년 동안이나 사귄 친구가 있습니다요. 그야말로 죽마고우입죠. 그 친구와는 무슨 일이든지 함께해 왔습죠. 정말 좋은 사이였습죠. 그 친구는 작년에 산을 개간하다가 뜻밖에도 금맥을 찾았지 뭡니까요. 그래서 큰 부자가 되었습죠. 그 뒤부터 그 친구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요. 길에서 만나도 인사는커녕 저 같은 가난뱅이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요. 글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요?” 농부가 수도승에게 하소연했다. “여보게, 이리로 오게.” 농부가 수도승에게 다가갔다. “창밖을 보게나. 무엇이 보이는가?” “나무가 보입니다요. 나무 한 그루가 더 보이는댑쇼. 아, 그리고 노파 한 분이 .. 2023. 9. 25.
고개 숙인 젊은 선비 고개 숙인 젊은 선비 어느 맑은 날이었다. 젊은 선비가 친구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얼마쯤 가다 들판을 지나 언덕 소나무 그늘에 들어가 앉아 쉬었다. 살랑살랑 불어는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쪽에 밭이 있고, 늙은 농부가 누렁소와 검정소 두 마리를 함께 쟁기에 매어 밭을 갈고 있었다. 땀을 식히고 그늘에서 나온 선비가 농부에게 물었다. “영감님, 그 소 두 마리중 어느 소가 일을 더 잘합니까?” 대답은 않고 하던 일을 멈춘 농부가 성큼성큼 선비에게 다가갔다. 그 모습을 본 선비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농부는 선비를 데리고 선비가 쉬던 언덕 소나무 그늘로 갔다. 소나무 그늘에 숨어 고개를 쭉 빼고 소들을 살핀 농부가 선비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저 두 마리 소 중에, 약해 .. 2023. 9. 24.
말로는 속여도 행동은 속일 수 없다. 스파이 말로는 속여도 행동은 속일 수 없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각국에서는 첩보 기관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정력을 앞세워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함이었다. 동시에 이를 겨냥한 반 첩보 기관들도 성행했다. 한 번은 연합군의 반 첩보 기관이 벨기에 북부 출신 농부라고 밝힌 부랑자 한 명을 체포해 조사했다. 그는 여러모로 수상쩍은 데다 눈빛이 단순한 농부처럼 보이지 않았다. 프랑스 반 첩보 군관 자크는 그가 독일에서 온 스파이 일 것이라 확신했지만 유력한 물증이 없었다. 심문이 시작되고 자크가 “숫자를 셀 줄 아시오?”라고 질문하자, 체포된 부랑자는 프랑스어로 완벽하게 숫자를 셌다. 발음이나 어투에 독일인의 느낌이 전혀 실려 있지 않았다. 그날 저녁, 부랑자는 작은 방에 갇혔다. 자고 있는데.. 2023. 9. 16.
열매를 얻으려면 먼저 씨를 심어라 열매를 얻으려면 먼저 씨를 심어라 날마다 밭에 나가 고되게 일하던 한 가난한 농부가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매일 죽어라 일해봤자 뭐 하나, 차라리 부자 되게 해달라고 정성껏 기도하는 게 더 낫겠어.’ 결심을 굳힌 그는 동생을 불러 자신이 일구던 밭을 넘겨주며, 농사일을 해서 가족들이 배를 주리지 않도록 집안을 책임져달라고 신신당부했다. 모든 것을 동생에게 맡긴 후 마음이 편해진 그는 혈혈단신으로 천신묘를 찾아가 제단에 향을 피워놓고 밤낮없이 기도했다. “하늘이시여, 저에게 부와 안정을 내려주십시오. 돈이 넝쿨째 굴러 들어오게 해 주십시오!” 천신은 농부의 소원을 듣고 생각했다. ‘이런 게으름뱅이 같으니라고, 일은 안 하면서 부를 바라다니, 전생의 이력을 아무리 들춰봐도 덕을 베풀기는커녕 인연.. 2023.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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