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혼3 일찍 어른이 된 아이가 놓친 것들 감정의 상실 주변에 일찍부터 어른이 된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 몇 있고, 그를 억울해하는 사람이 몇 있다.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은 자신이 어른스러움에, 억울해하는 사람은 자신이 잃어야 했던 것에 방점을 찍은 것이리라, 결론은 이러나저러나 같은 것이겠지만, 어린 시절을 상실하고 일찍 어른이 된 사람은 감정의 공백을 자주 경험한다. 어린 시절을 잃을 때 자신의 감정도 같이 상실해 버린 탓이다. 어린 나를 어른인 척 분칠하는 사람도 아이의 때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기를 꼭 끌어안고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상실이 우리의 마음을 어떤 식으로 활보하고 다니는지를 몰랐을 뿐. 또래보다 어른들과의 교류가 더 많았던 덕에 자신이 일찍 철이 들었다고 주장하던 사람이 있었다. 할머니 밑에서 자라다 보니 할머니와 할.. 2023. 10. 2. 일은 열정적으로 하고 휴식은 달콤하게 즐겨라 일은 열정적으로 하고 휴식은 달콤하게 즐겨라 한 탐험가가 남미의 숲 속에서 고대 잉카제국 문명의 유적을 찾고 있었다. 현지에서 고용한 가이드와 짐꾼들이 그와 동행했다. 일행은 거침없는 기세로 깊은 숲 속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현지 토착민들은 워낙 다리 힘이 좋아서 무거운 짐을 지고도 날아갈 듯 가뿐하게 숲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탐험가가 쉬었다. 가자고 먼저 말을 꺼내고서야 가던 걸음을 멈추고 탐험가를 기다렸다. 탐험가는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목적지에 도착해서 평생소원이던 고대 잉카제국의 신비한 유적을 연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넷째 날, 아침 일찍 눈을 뜬 탐험가는 부랴부랴 짐을 챙겨 떠날 준비를 했다. 그런데 토착민들을 이끌던 통역 가이드가 극구 따라가기를 거부하는 것이 아.. 2023. 9. 18. 살아서 버틸 수 있는 것도 커다란 행운이다. 살아서 버틸 수 있는 것도 커다란 행운이다. 열 살 때 어머니를 여읜 남자가 있었다. 어머니의 빈자리도 컸지만 기관사인 아버지마저 집을 자주 비우자 그는 집안일을 홀로 감당하며 외롭게 지내야 했다. 7년 후 아버지마저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뜨자 그는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의지할 곳 없는 신세가 되었다. 스무 살 때도 그에게 불행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발을 헛디뎌 실족 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그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은 그는 어떻게든 살기 위해 목발을 짚고 걷는 연습을 했다. 힘들어도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 후에 적금을 털어 양어장을 차렸지만 하늘은 이번에도 그를 도와주지 않았다. 갑자기 찾아온 홍수가 그의 땀과 희망이 고스란히 담긴 양어장을 쑥대밭으로 .. 2023. 9. 12.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