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버틸 수 있는 것도 커다란 행운이다.
열 살 때 어머니를 여읜 남자가 있었다. 어머니의 빈자리도 컸지만 기관사인 아버지마저 집을 자주 비우자 그는 집안일을 홀로 감당하며 외롭게 지내야 했다. 7년 후 아버지마저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뜨자 그는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의지할 곳 없는 신세가 되었다. 스무 살 때도 그에게 불행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발을 헛디뎌 실족 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그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은 그는 어떻게든 살기 위해 목발을 짚고 걷는 연습을 했다. 힘들어도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 후에 적금을 털어 양어장을 차렸지만 하늘은 이번에도 그를 도와주지 않았다. 갑자기 찾아온 홍수가 그의 땀과 희망이 고스란히 담긴 양어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았다. 참다못한 그는 마침내 하느님을 찾아가 원망했다. “당신은 어째서 유동 저에게만 이리도 매정하고 불공평하게 대하십니까?” 하느님이 그에게 반문했다. “어째서 내가 너를 불공평하게 대했다고 생각하느냐?” 남자는 그간 자신에게 닥쳐왔던 불행들을 낱낱이 설명했다. “오! 그랬구나 정말 비운의 주인공이로구나. 그런데 왜 여기까지 살아 있는 것이냐?” 젊은이는 화가 단단히 난 듯했다. “저는 절대 죽을 수 없습니다. 이제껏 그렇게 많은 불운을 겪었지만 한 번도 두려워하거나 주눅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언젠가 저에게도 행복한 날이 올 테니까요.” 그러자 하느님이 빙그레 웃더니 지옥의 문을 열어 한 남자의 영혼을 가리키며 말했다. “생전에 저자의 삶은 자네에 비하면 행운으로 넘쳤지. 노년까지도 굴곡 없이 순탄한 삶을 살았으니까. 그런데 자네와 마찬가지로 지난번 홍수 때문에 가졌던 모든 재산을 잃게 되었지. 자네가 꿋꿋이 버텨낸 것과 달리 저자는 스스로 목숨을 포기했어. 이것이 바로 자네가 가진 행운이라네.” 행복과 불행 사이에는 뚜렷한 경계선이 그어져 있지 않다. 다만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 사실 불행을 그때그때 털어내고 삶을 견디는 것 자체가 커다란 행운이다. 살아 있는 한 적어도 행복이 내게 귀속될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성공하고 싶을 때 일하기 싫을 때 읽는 책, 바이취엔전, 강경이 옮김, 도서출판 주변의 길 & 새론북스, 2007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