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에피소드3 독점과 나눔 독점과 나눔 식도락에 탐닉하던 황제가 있었습니다. 까다로운 황제의 입을 즐겁게 한 많은 요리사들이 푸짐한 보상을 받았지만 까무러칠 만큼 황제를 만족시켰던 한 한 명의 천재적 요리사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자기 말고 다른 사람도 그 황홀한 요리를 맛본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었던 황제가 요리사를 처형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독점에 관한 이런 에피소드는 허다합니다. 제주도의 속살을 따라 걷던 중, 풍광을 홀로 독차지하려는 듯 지어진 성채 같은 별장을 보았습니다. 동행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좋은 풍경을 왜 혼자서만 버려고 하누?” 혀를 찼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였고요. 인간이 독점 욕구는 본능에 가까운 측면이 있습니다. 다른 욕망을 일거에 잠재울 만큼 강렬합니다. 열성적인 여성 팬이 유독 많다는 ‘주드로’라는 .. 2023. 12. 3. 진짜 나와 만나는 황홀함 진짜 나와 만나는 황홀함 평생 자신의 불완전성에 집중했으면서도 자신의 작품 수준에 대한 자부심은 잃지 않았다는 균형 잡힌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가 어느 날 조각 작품 한 점을 밤새워 완성하고 집 밖으로 나오다가 심하게 좌절했답니다. 그를 무릎 꿇게 한 것은 햇빛을 머금고 바람에 흔들이는 나뭇잎이었다지요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자연의 그 황홀한 창작물을 능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는 겁니다. 매일 보아오던 햇빛과 바람과 나뭇잎이었음에도요. 그 후부턴 부끄러워서 자신의 작품에 사인을 못했다는 민간설화 같은 에피소드가 있더군요. 살다 보면 어제와 다름없던 오늘의 풍경 속에서 문득,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진짜 자기와 만나는 경험이 선사하는 벼락같은 황홀함은 비할 때가.. 2023. 11. 12. “관심을 끌기 위한 밀당의 단어, 잠깐만요” <일부러 끝맺지 않으면 오래 기억한다 : 자이가르닉 효과> “관심을 끌기 위한 밀당의 단어, 잠깐만요” “발표를 해야 하는데요. 어떻게 하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나요?” “연속 두 시간 강의를 해야 하는데, 수강생들이 지루해할까 봐 걱정입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나 강의를 하게 된 이들이 주로 문의하는 내용이다. 내가 강의 평점 만점을 받고 앙코르 강의 요청이 쇄도한다는 걸 익히 아는 이들이 노하우를 알려달라며 묻곤 한다.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하는 사람은 특히 듣는 사람들의 집중도와 호응도에 유의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말씀, 유익한 정보를 전달한다고 해도 집중도가 떨어지거나 지루해서 하품이 나오면 그걸로 끝이다. 그래서 내가 가장 강조하는 건 이거다. “중요한 말일수록 한 번에 다 하지 말라.”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두어야 강의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2023. 11. 4.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