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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과 나눔

by santa-01 2023. 12. 3.

식탐
식탐

 

독점과 나눔

식도락에 탐닉하던 황제가 있었습니다. 까다로운 황제의 입을 즐겁게 한 많은 요리사들이 푸짐한 보상을 받았지만 까무러칠 만큼 황제를 만족시켰던 한 한 명의 천재적 요리사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자기 말고 다른 사람도 그 황홀한 요리를 맛본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었던 황제가 요리사를 처형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독점에 관한 이런 에피소드는 허다합니다. 제주도의 속살을 따라 걷던 중, 풍광을 홀로 독차지하려는 듯 지어진 성채 같은 별장을 보았습니다. 동행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좋은 풍경을 왜 혼자서만 버려고 하누?” 혀를 찼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였고요. 인간이 독점 욕구는 본능에 가까운 측면이 있습니다. 다른 욕망을 일거에 잠재울 만큼 강렬합니다. 열성적인 여성 팬이 유독 많다는 주드로라는 배우에 대해 어떤 여기자는 농반진반으로 그를 한 여자가 독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것을 마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자기 안방에 걸어놓고 혼자서만 감상하려는 것과 비슥하다는 거지요. 그러나 공개는 독점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자신의 저작권을 의미 있는 일에 내놓아 많은 이가 사용할 수 있게 하는 ‘1 저자 1 저작권 공개운동이나 소스 코드를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공개소프트웨어는 사람을 색다르게 흥분시킵니다. 독점은 유혹적인 개념입니다. 하지만 독점을 할 수 있는 것을 나누는 일은 해보면 훨씬 섹시하게 사람의 마음을 잡아끕니다. 확실합니다. - 홀가분, 정혜신·이명수 글, 전용성 그림, 해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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