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색 셔츠를 입으면 호감도가 상승한다고?
깨끗하게 빨아 반듯하게 다림질한 새하얀 셔츠를 입고 있으면 누구에게나 썩 괜찮은 남자로 보인다. 청결감이 느껴지는 좋은 인상을 주고 싶다면 옷장 앞에서 고민하지 말고 하얀 셔츠를 꺼내 입자. 덕분에 두 배는 더 훈훈한 남자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미국 게티즈버그대학 브라이언 P. 마이어 교수는 노스다코타주립대학교에 재직할 때 동료 연구자들과 <왜 괜찮은 남자는 흰 옷을 입을까?>라는 제목의 논문을 <심리과학>지에 발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구팀은 “괜찮은 남자는 하얀 셔츠를 입는다”라는 말은 인간관계가 거꾸로 되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의 주장에 따르면, 괜찮은 남자가 하얀 셔츠를 입는 게 아니라 하얀 셔츠를 입으면 누구나 ‘괜찮은 남자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흰색’이라는 색상에서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인상을 받는다. 순수, 신성, 정의, 청결, 무한, 신선, 청순, 평화, 선, 밝음, 투명함 등의 이미지가 흰색에 따라붙는다. 그러므로 하얀색 셔츠를 입기만 해도 ‘왠지 좋은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진짜 성격은 그저 그런데 하얀 셔츠를 입은 사람은 흰색이라는 색이 본래 가진 긍정적인 이미지가 따라붙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검은색’ 옷을 걸치면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흑심’이라는 말이 지닌 뉘앙스처럼 우리는 검고 칙칙한 복자의 사람을 보면 ‘수상한 사람’이라고 자동으로 판단한다. 또 단체 사진에서 ‘뒷줄’에 있는 사람보다 ‘앞줄’에 있는 사람이 좋은 인상을 준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우리에게 뒤보다는 앞이 밝은 이미지가 있어서 앞줄에 있기만 해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얻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얀색 셔츠를 입고 뒷줄에 숨지 말고 앞으로 나와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 정도 노력만으로도 의외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일본에서 흰색뿐 아니라 ‘파란색’도 긍정적인 인상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그러니 하얀색 셔츠에 푸르스름한 색 셔츠도 함께 갖추어두면 돌려가며 입을 수 있어 유용하다. 나도 일할 때는 흰색에 파란색 줄무늬가 들어간 셔츠를 즐겨 입는다. 밝은 색 옷을 입기만 해도 인품이 좋아 보이고 나쁜 인상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외출할 때마다 옷장 앞에서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되는 날은 일단 밝은 색 옷을 꺼내어 입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서수지 옮김, 주노 그림, 사람과 나무사이, 2020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