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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종말

by santa-01 2023. 10. 22.

수갑
수갑

탐욕의 종말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인구에 회자되는 이 시는 고려말 나옹선사(1320~1376)가 지었다고 하는데, 우리들에게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게 한다. 밑도 끝도 없는 탐욕의 늪을 허우적거리면서 독선과 아집에 빠져 성내기를 밥 먹듯이 하는 속인들은 한 점의 티도 없이 물같이 바람같이 살아가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노력여하에 따라 티를 조금이나마 덜 묻히고 탐욕과 성냄을 자제한다면 오욕의 삶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당나라 선종의 고승이자 은일의 시승인 한산 스님은 세상에서 말하는 빈자이며 미치광이였다. 그는 천태산 당홍현 서쪽 70리에 있는 한암 속에서 살았는데 얼굴은 삐쩍 말랐으며 다 떨어진 옷을 입고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모자를 쓰고 큰 나막신을 끌고 다녔다. 무욕의 세계를 유영하면서 철저하게 무소유의 삶을 살다 간 스님의 한산시집에 주옥같은 시 3백여 수가 남아 있다. 한산 스님은 산에 열린 열매는 원숭이에게 주고 연못의 물고기는 백로에게 주라고 노래했다. “산에 있는 과일은 원숭이 너나 따먹고, 연못에 있는 물고기는 백로 너나 먹으렴자연의 것은 자연에게 주고 탐욕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다. 가을이 되면 산짐승의 양식인 도토리를 주워다가 묵을 해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로 인하여 멧돼지가 먹을 것을 찾아 서울 시내를 활보하다가 죽임을 당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연못 속의 물고기를 낚시로 잡아먹어서, 지금은 어릴 적에 보았던 그 많던 백로 떼들이 낚시로 잡아먹어서, 지금은 어릴 적에 보았던 그 많던 백로 떼들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오래되었다. 산짐승과 백로의 양식까지 빼앗아 먹는 것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옛날부터 무릇 지혜가 깊은 선비는 청렴으로 교훈을 삼고 탐욕으로써 경계를 삼지 않은 자가 없었다.”라고 했다. 중국 북주 때 배협은 청렴은 벼슬살이의 근본이며 검약은 몸가짐의 바탕이다라고 했다. 한때 권력의 꿀단지를 끌어안고 큰소리치며 거들먹거리던 높은 분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맥을 못 추고 두 손에 은팔찌(수갑)를 차고 옷 주고 콩밥까지 주는 국립대학(?)의 높은 담장 안으로 수도하러 가는 모습을 자주 본다. 탐욕의 종말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탐욕의 노예가 되면 결국 자신을 파멸시키고 국격을 격하시킨다. 탐욕의 짐을 내려놓아야 오욕을 면할 수 있고 당당할 수 있다. - 선비의 보물상자, 김상홍, 고반, 201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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