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밥상
좋아하는 음식의 종류를 열거하기는 쉬워도 그중에서 딱 한 가지만 고르라면 선택이 쉽지 않게 됩니다. 이런저런 사소한 갈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이란 화두 앞에서 특급 호텔의 뷔페 음식을 떠올리거나 회장님과의 만찬 때 먹었던 갈비찜 따위를 거론하는 경우는 없을 테니까요. 저는 그런 종류의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안에 치유적 힘의 원형이 담겨있다..... 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실제로 밥이 가진 힘이 그러합니다. 놀라운 영도력의 비밀을 묻는 질문에 “많이 먹여야 돼”라고 설파하는 영화 속 동막골 촌장님의 그 유명한 핵심정리가 단지 물질적 풍요나 경제성장의 필요성을 의미하는데 아니란 사실은 적어도 치유의 영역에서 상식에 속합니다. 그때의 밥이란 의미의 밥을 넘어서는 것이니까요. 내 기업 저편에 웅크리고 ㅇ닛는 ‘어린 나’를 살뜰하게 배려하고 보듬어 주는 듯한 밥상을 마주하는 일을 그 자체로 치유입니다. 당연히 그런 치유적 밥상을 누군가에게 마련해 주는 모든 이는 치유자일 수밖에요. 그러므로 치유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어떤 이가 진심으로 원하고 있을 따뜻한 밥 한 상 차려서 함께 수저를 나누는 일입니다. 그런 게 치. 유. 적. 밥. 상. 이겠지요. - 홀가분, 정혜신·이명수 글, 전용성 그림, 해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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