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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얼굴과 악마의 얼굴

by santa-01 2023. 10. 9.

천사
천사

 

천사의 얼굴과 악마의 얼굴

어느 나라에 젊고 유명한 화가가 한 명 있었다. 그 화가는 위대한 초상화 하나를 그리기로 작정했다. 그것은 바로 천사의 얼굴을 한 사람의 초상화를 그리는 일이었다. 그는 그 대상을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어느 날, 눈이 반작이고 천사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양치는 목동을 만났다. 처음 본 순간 그는 이 젊은이야말로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확신

했다. 화가는 그 젊은 목동의 초상화를 그렸고, 그 초상화는 완성되자 수백만 장이 방방곡곡에 팔려나갔다. 사람들은 그 초상화를 벽에 걸었고 그것을 바라보며 행복해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흘렀다. 그 유명한 화가는 또 다른 초상화를 그리기로 마음먹었다. 이제는 천사의 초상화가 아닌 악마의 얼굴을 한 사람의 초상화를......, 삶은 선한 것만이 아니고 인간 속에는 악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그는 그동안의 인생살이에서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악마의 초상화를 그리고 싶은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러면 수십 년 전에 그린 천사의 초상화와 함께 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천사의 얼굴을 한 사람의 초상화를 그릴 때와 마찬가지로 악마를 닮은 사람을 찾아 나섰다. 그는 도박장, 술집, 정신병원을 찾아다녔다. 그 얼굴은 불행하고 추악하고 악마적인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 오랫동안 헤매임 끝에 그 화가는 드디어 감옥에 있는 한 죄수의 얼굴에서 그동안 그가 찾아 헤매고 있던 악마의 모습을 읽어 낼 수 있었다. 그 죄수는 일곱의 살인을 저질렀고 며칠 내로 교수형에 처해지도록 판결이 내려진 상태였다. 그 눈은 증오를 내뿜고 있었고, 얼굴은 화가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가장 추악한 얼굴이었다. 화가는 그 남자를 그리기 시작했다. 초상화가 완성되자 그는 천사의 초상화를 가져와 새 그림 옆에 세워놓고 비교해 보았다. 어느 것이 더 나은지 자신이 보기에도 양쪽이 모두 완벽했다. 두 자의 그림을 응시하며 화가는 감회에 젖어 오랫동안 서 있었다. 그때 문득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서 보니 쇠사슬에 묶여 있는 죄수가 울고 있는 것이었다. 화가는 당황하여 물어보았다. “왜 울고 있습니까? 이 그림이 그대의 마음을 속상하게 했습니까?” 죄수는 대답했다. “고백할 것이 있소, 당신은 꿈에도 그런 생각은 하지 못했겠지만 사실은 당신이 그린 첫 번째 그림도 나의 얼굴이라오. 두 개 다 나의 초상화란 말입니다. 나는 당신이 20년 전에 천사의 얼굴이라고 초상화를 그렸던, 언덕에서 만났던 마로 그 목동이오. 나는 20년에 걸친 나의 변화에 전율하고 있소. 천국에서 지옥으로 , 선에서 악으로 나는 이렇게 타락하고 말았구려.” 하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배꼽철학, 임숙경 역음, 북마당, 2010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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