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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령은 불량 공무원

by santa-01 2023. 10. 22.

춘향이
춘향이

 

이도령은 불량 공무원

춘향전의 이도령은 탐관오리 변학도를 봉고파직하고 변학도의 수청을 거부하여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애인 춘향이를 구출한 멋있는 암행어사이다. 만일 이도령이 초고속 출세를 하여 40대에 예조판서(지금의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의 과거 행적을 우리 대한민국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한다면 무사히 통과하여 취임할 수 있을까? 세상이 변했다. 국민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이도령은 절대로 예조판서가 될 수 없다면서 과거 행적을 들춰내서 함포사격을 할 것이다. 이도령은 성난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자신사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서 보지도 못하고 자진해서 낙마했으니 좋았다가 말았다. 그가 낙마한 사유는 다섯 가지이다. 첫째, 이도령이 춘향이 집으로 연애하러 갈 때 관용차인 말을 타고 간 것을 문제 삼았다. 국민들은 남원부의 업무용 관용차인 말을 사적으로 타고 간 전력은 예조판서의 자질에 심각한 결격사유가 된다고 지적했다. 공무원이 되기도 전에 관용차인 말을 타고 연애하러 간 것은 공사를 구분 못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예조판서가 될 수 있느냐고 판단력을 문제 삼았다. 둘째, 이도령은 16세 공부하는 학동인데 학생으로서 공부는 안 하고 도둑놈처럼 넘어갔다. 방자의 등을 밟고 춘향이네 집 담장을 넘어갔다. 월장은 도둑놈이나 하는 것인데 이런 전력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예조판서가 될 수 있느냐고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셋째, 이도령이 춘향과 사통 한 비행을 문제 삼았다. 춘향전<사랑가> ‘중중모리를 보면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저리 가라 뒤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들은 정식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는데 업고 놀면서 사통을 했고 16세의 나이에 춘향이에게 워킹을 시켜놓고 S라인을 검사했다. 이런 짓은 비행 청소년들이나 하는 것이다. 비행 청소년 출신이 어떻게 교육의 총수인 예조판서가 될 수 있느냐고 연일 촛불 집회를 열었다. 넷째, 이도령의 초고속 승진이 문제가 된다. 나는 과거에 급제하자마자 행정 경험이 전무한 데도 암행어사가 된 것은 인사원칙에 위배되고 성실한 공무원들의 사기를 꺾는 일이었다. 조선시대에 암행어사가 되려면 과거에 급제한 후 5년 정도 근무해야 했다. 다산 정약용(1762~1836)28세 때 과거에 2등으로 합격한 후 여러 벼슬을 거쳐 5년 후인 33세 때 경기도 암행어사가 되었다. 그런데도 이도령은 과거에 급제하자마자 암행어사로 초고속 승진을 하여 공무원 승진 규정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고, 40대에 장관 후보자가 된 것은 순전히 전형적 친척 등용과 족벌주의를 뜻하는 네포티즘이자, 코드가 맞는 집단에 의존한 패거리 주의인 그러니즘이 라고 여론이 들끊었고 임금에게까지 화살을 날렸다.(조선의 임금은 모두 이 씨이고 이도령 역시 이 씨임) 다섯째, 이도령은 공직자가 된 후에 공정사회에 반하는 법집행을 문제 삼았다. 암행어사가 되자마자 제일 먼저 남원으로 달려가 마패를 꺼내 애인 춘향을 구출했다. 여론은 춘향이보다 더 고통을 받는 백성의 춘향이가 애인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애인이 아니었다면 그를 구출하는 것은 정당한 법집행이다. 암행어사가 되자마자 마패를 꺼내 제일 먼저 애인을 구출한 것은 공정사회 구현에 역행한 불량 공무원이다. 이도령은 공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한 불량 공무원인 만큼 형법 제123조에 의거 직권남용죄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함성이 하늘을 찔렀다. 결국 이도령은 다섯 가지 과거의 행정이 문제가 되어 국민 여론의 질타와 따가운 시선에 무릎을 꿇고 예조판서 후보자에서 자신 사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연필로 쓴 글씨는 지우개로 지울 수 있지만 인간이 살아온 행적은 지울 수 없다. 세상이 변했다. 어제의 관행이 지금은 범죄가 된다. 한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행적을 남길 것인가? - 선비의 보물상자, 김상홍, 고반, 201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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