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할수록 신경 쓰이고 불안감이 심해진다면
뭔가 너무 신경 쓰인 나머지 잠을 이루지 못했던 적이 있나요? 잠들지 못하는 밤이 며칠이나 계속된다는 것은 ‘자기 주목의 덫’에 걸렸다는 증거입니다. 나에게는 등에 오래된 상처가 있는데, 땀이 나면 그 부위가 간지러워집니다. 특히 혼잡한 지하철 안에서 등이 가려우면 긁을 수도 없고 정말 곤란합니다. ‘등이 더 가려워지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신경은 온통 등의 가려운 부분에 집중됩니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의식은 등의 가려움에 집중되어 더욱 참을 수 없게 됩니다. 이와 비슷한 경험이 많이 있을 겁니다. 일하다가 작은 실수를 하게 되면 자꾸만 그것에 신경이 쓰이고 실수한 자신에 의식이 집중된 나머지 더욱더 실수를 연발하게 됩니다. 음식이나 스트레스로 ‘위가 아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신경은 온통 복부에 집중되어 불편감을 느끼게 되고 위가 더욱더 쿡쿡 쑤십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매일 같이 ‘자기 주목의 덫’과 싸우고 있습니다. 불안을 해결하려고 한 나머지 오히려 불안한 것들에 더욱 주목하게 되고 자신의 의식 속에서 불안이 증가하는 것이 ‘자기 주목의 덫’입니다. 자기 주목의 덫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은 기분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혼잡한 지하철 안에서 등의 가려움증으로 고통스러워하던 나의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나는 그날 아침에도 혼잡한 지하철 안에서 등의 가려움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혼잡한 지하철 안에서 느끼는 가려움은 평소의 두 배입니다. 게다가 다음 역까지 가는 시간이 훨씬 더 길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갑자기 지하철이 ‘끼익’하는 브레이크 소리를 내면서 급정차했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궁금해서 고래를 들어 기웃거려 보았으나 지하철 안에서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등의 가려움은 어느샌가 사라졌습니다. 등의 가려움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을 때 다시 말해 자기 주목의 덫으로 걱정이나 불안이 한층 더 커질 것 같을 때는 신경을 자기 이외의 다른 것에 쏟는 것이 불안이나 걱정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 됩니다. 늘 같은 불안에 반복적으로 시달리고 있다면 그 불안에 신경을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 깊이 고민하지 말고 뭐든 상관없으니까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동을 하며 기분을 전환해 보세요. - 마음 스트레칭, 시모야마 하루히코 지음, 손민수 옮김, ㈜리스컴, 2021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