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와 영생 나무의 열매
자식이 없는 어떤 부부가 있었는데, 그들은 옷세탁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 그들은 사람들의 옷을 세탁하고 표백을 해 주었다. 어느 날 그들이 세탁일을 하고 있을 때 앵무새 한 마리가 그들의 집으로 와서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그들은 매우 반가워하며 앵무새를 친자식처럼 아꼈다. 그들은 앵무새에게 바르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는 등 마치 자식을 키우듯 했다. 그리고 함께 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들은 앵무새에게 과일을 주고, 물을 주고, 목욕을 시키는 등 그를 위해 모든 것을 했으며, 정성껏 그를 돌봐 주었다. 어느 날 그들이 앵무새를 목욕시키고 말리려고 지붕 위에 올려놓았을 때 앵무새 한 떼가 서로 이야기하며 그곳을 지나갔다. “너희들 어디로 가는 거니?” 지붕 위의 앵무새가 물었다. “우리를 영원히 젊게 해 줄 과일을 먹으러 가는 중이야. 그것은 일곱 개의 바다 건너 작은 섬 위에 있어.” 그 얘기를 듣고 앵무새가 소리쳤다. “친구들, 잠깐만 기다려, 나도 같이 가!” ‘나의 부모님들이 매우 늙으셨지만 그 열매를 가져다 드리면 그들은 영원히 젊어지실 거야.’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다른 앵무새들 틈에 끼어 섬으로 날아갔다. 그곳에서 그는 그 과일을 하나 먹고, 또 하나를 입에 물고 돌아왔다. 그는 가져온 과일을 어머니께 드리며 말했다. “이 열매를 드시면 두 분 모두 영원히 늙지 않으실 거예요. 그러면 우리는 영원히 함께 지내며, 결코 죽지 않을 거예요.” 그는 어머니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앵무새의 얘기를 들은 그녀는 남편과 상의한 끝에 그 열매를 그들이 먹는 것보다 임금에게 드리면 그 보답으로 맣은 선물을 주실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그것을 성주에서 가져갔다. “우리의 앵무새가 세 대양 너머에 있는 일곱 바다에서 이 열매를 가져왔습니다. 이것은 특별한 열매라 이것을 먹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열일곱 살로 살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그게 대체 무슨 말이냐?” 왕이 물었다. 그리고 궁궐에서 제일 나이 많은 사람에게 시험해 보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그와 그의 아내에게 그 열매를 주었다. 그것을 먹자 그들은 열일곱 살처럼 되었다. 왕은 아주 기뻐서 세탁소 주인과 그의 아내에게 많은 선물을 주었고, 그 씨앗을 심어 잘 길러서 그의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영원히 열일곱 살이 될 수 있게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래서 그들은 씨를 심고, 그 근처에 감시인을 두며 나무를 키웠다. 그러나 감시인이 잠시 졸고 있을 때 코브라 한 마리가 와서 나무로 기어올랐다. 그때쯤 나무의 꽃이 만발해 있어서 뱀은 그 꽃향기가 맡고 싶었다. 그곳에서 열여덟 개의 열매가 달려 있었는데 뱀이 꽃향기를 맡는 동안 그의 독이 한 열매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 열매는 첫 번째로 거두어졌고, 감시인은 그것을 왕에게 가져갔으며, 왕은 그것을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바쳤다. 그러나 그 열매를 먹었을 때 그들은 모두 죽어 버렸다. 왕은 격노하여 세탁소 주인과 그의 아내를 처형하라고 명령했다. 결국 그들은 처형되었다. 앵무새는 이 사실을 듣고는 견딜 수 없이 화가 났다. 그는 이리저리 원을 그리며 날다가, 왕에게 가서 소리쳤다. “어리석은 사람, 당신이 내 부모를 죽였어요! 당신이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알기나 해요? 이런 식으로 당신은 나라를 통치하나요? 사람들이 젊어진 것을 당신은 보지 못했어요? 그것은 그 열매가 효험이 있다는 증거예요. 그 두 사람이 왜 죽었는지 조사해 보기나 했어요?” 앵무새는 날카롭게 소리쳤다. “당신은 내 부모를 죽였어요. 당신의 조부모들은 코브라의 독이 열매 속에 스며들었기 때문에 죽은 거예요. 그들은 그 열매 때문이 아니라 코브라의 독 때문에 죽은 거라고요.” 그러자 왕은 두 번째 과일을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그다음 그는 다른 노인들을 불러 그것을 먹여 보았다. 열매를 먹은 노인은 열일곱 살처럼 젊어졌다. 그는 다시 나이 든 두 사람을 데려다 그것을 먹여 보았지만 그들도 역시 젊어졌다. 또다시 그는 다른 사람에게 먹여 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앵무새는 울며 소리쳤다. “어리석은 왕! 당신의 조부모들은 당신의 실수 때문에 죽었는데도, 당신은 아무 잘못도 없는 내 부모를 죽였어요, 당신 때문에 이제 나도 죽어야 해요. 내 부모가 돌아가신 것은 내 잘못이니 나도 더 이상 살 수가 없어요.” 그렇게 말하며 앵무새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것을 본 왕은 오랜 자학에서 벗어날 줄 몰랐다. -배꼽철학, 임숙경 역음, 북마당, 2010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