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사는 데는 단지 서(恕) 하나의 글자가 필요하다
이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서(恕)’라는 하나의 글자라니, ‘서’란 무엇이란 말인가? 『신음어』는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다. ‘서’란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시키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것이라도 내 것처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말한다. 즉, ‘서’란 상대방의 기분과 입장에서 생각해 주는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결여되면 인간관계가 메말라 인간미 없는 사회가 되어버린다. ‘인간성 부재의 시대’라고 말하는 오늘날이야말로 ‘서’의 정신이 필요하다. 사람을 고용할 때를 보자. 사람을 써놓고 싸게 혹사시키려 들면 ‘서’의 정신에 반대된다. 이런 마을을 조금이라도 상대에게 내비치고 나면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하에게도 외면당한다. 사람을 쓸 때는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 이것이 ‘서’의 정신이다. 한편, 상대방의 기분과 입장에서 배려해 주더라도 ‘상대방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부모 자식 사이에서 이런 경우가 자주 눈에 띄는데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이런 경우 대게는 선의를 강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불필요하게 간섭하는 것인데, 반발만 살뿐 모처럼의 배려가 소용없어지는 것이다. 이 점이 ‘서’의 미묘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불필요한 간섭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상대방의 기분을 제대로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 상대방이 싫어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나면 무리해서 강요할 수가 없다. 꼭 이야기하고 싶다면 적당한 때에 주의를 주면 된다. 결국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신음어』에서는 ‘서’란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시켜선 안 된다고 말한 후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다.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도 사람에 따라 하고 싶지 않은 일도 있다. 이 점을 이해하고 나면 더할 나위 없는 인생의 묘미가 살아날 것이다. - 인생수업, 모리야 히로시 지음, 지세현 옮김, ㈜시아컨텐츠그룹, 2022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