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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은 변하나, 변하지 않나

by santa-01 2023. 10. 15.

캐릭터
캐릭터

 

성격은 변하나, 변하지 않나

성격 = 퍼스낼리티라는 이론은 주로 미국 심리학계에서 발전한 것이다. 한편 유럽에서는 그것과는 별도로 성격 = 캐릭터라는 이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캐릭터란 원래 새겨 넣는다, 조각해 넣는다라는 의미의 그리스어이다. ‘성격 = 캐릭터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성격이란 원래의 유전적인 소질에 환경과 경험, 학습 등의 영향을 받아 형상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각으로 비유하면 나무와 대리석 같은 소재들은 유전적인 소질에 해당하고 그것을 어떻게 조각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환경과 경험, 학습이라는 얘기가 된다. 다시 말해 성격의 근본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이고,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새겨도 돌은 돌, 나무는 나무라는 기본 소재의 성격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경험을 하든 타고난 성격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성격 = 퍼스낼리티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한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성격은 사회생활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며 실제로 바뀌는 일도 있다는 것이다. 캐릭터는 천부적으로 갖춰진 것이지만 퍼스낼리티는 원래 존재하지 않고 살아가면서 생성되는 것이다. 캐릭터는 타인의 유무에 관계없이 엄연히 존재하는 데 반해서 퍼스낼리티는 타인의 눈에 있어야 하는 게 전제가 된다. 타인과 인간관계가 없으면 가면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 방에 혼자 있을 때 캐릭터는 있겠지만 퍼스낼리티는 없어도 좋다. 아무리 파렴치한 일을 하든, 그 어떤 모습을 하든 간에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단 한 사람이라도 누군가가 그 방에 들어오면 그 순간부터 퍼스낼리티가 필요해진다. 그런데 성격 = 퍼스낼리티의 입장에서 보면, 성격이란 빨아먹으면 색이 변하는 알록달록한 사탕과 같은 것이다. 본질적인 맛은 변하지 않으면서 외부적으로 눈에 보이는 색은 변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보자면 이런 것이다. 외부에서 보이는 성격은 그 자리의 분위기와 환경, 그 사람이 놓인 입장 등에 따라 변화하기 쉽지만 그 사람의 중심 성격은 대부분 변화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같은 각본의 같은 역할이라도 연기하는 배우에 따라 배역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것과 같다. 최불암이 연기하는 아버지 역과 임현식이 연기하는 아버지 역은 분명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차이야말로 개성이며, 퍼스낼리티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사람의 성격은 가면을 어떻게 바꿔 쓰든 간에 저절로 배어 나온다. 학교에서 교사로 있을 때에도, 집에서 아버지와 남편으로 있을 때에도 그 사람만의 느낌이 풍기게 마련이다. 어쩌면 퍼스낼리티의 핵심에 캐릭터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대의 심리를 읽는 기술, 시부야 쇼조 지은이, 은영미 옮김, 아라크네, 2010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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