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요즘 방송이나 인터넷 기사에서 인지행동요법에 관한 내용이 자주 소개됩니다. 상담실을 방문하는 사람 중에도 책이나 인터넷으로 인지행동요법에 대해 공부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대중 속에 파고든 인지행동요법에 놀라곤 합니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인지행동요법을 통해 자신의 사고방식을 바꾸길 원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무슨 일이든 내가 잘못했다고 스스로를 책망하는 버릇이 있어요 이 버릇을 없애고 싶어요.”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나를 바꾸고 싶어요.” “부정적인 내가 문제인 것 같아요. 인지행동요법으로 나를 바꾸고 싶어요.” 그러나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의 현재 고민은 그런 사고방식이 아니라 다른 뭔가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처음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면접이 흘러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즉, 문제의 원인은 부정적인 자신의 사고방식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직장 내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A 씨는 ‘일을 제대로 못하는 내가 잘못이지, 이렇게 계속 스스로 자책하는 것도 이젠 정말 지겹다’며 상담소를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았던 것은 상사의 괴롭힘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A 씨 자신이 아니라 직장환경에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희망하는 일자리를 좀처럼 얻을 수 없었던 B 씨는 자신의 장래에 대해 비관하며 상담소를 찾았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에게는 우울증 소견이 있었습니다.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아니라 감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마음 스트레칭, 즉 인지행동요법에서는 마음의 문제는 환경이나 사고방식, 행동, 감정, 몸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생한다고 봅니다. 자신의 부정적인 사고가 원인이라고 생각해서 상담사를 찾아왔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몸 상태나 환경 등이 원인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당신의 문제도 당신이 내린 진단과는 다른 뭔가가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건 내가 못나서 그렇다고 자신만 책망하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것이 아니라 내 주변에는 문제가 없는지 자신의 감정을 우울하게 만드는 사건은 없었는지 살펴보면서 전보다 더 넓은 시점에서 원인을 찾아보기 바랍니다. 마음 스트레칭의 첫걸음은 평소와 다른 시점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마음 스트레칭, 시모야마 하루히코 지음, 손민수 옮김, ㈜리스컴, 2021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