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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

by santa-01 2023. 9. 22.

신자
신자

사람 잡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

하느님이 천당 거리를 순시하는데 골목 끝 한 귀퉁이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니, 기쁨으로 가득 차야 할 천당에서 어떤 놈이 울고 난리야?’ 하느님이 놀라 달려가 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신부 하나가 징징 울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넌 누구냐?” 그러나 신부는 서럽게 울기만 했습니다. 하느님은 곁에서 수행하던 베드로 사도에게 물으셨습니다. “쟤는 누구냐?” “주님, 바로 어제 본당신부가 천당에 들어온 건 네가 처음이구나하면서 기뻐하셨던 그 아이입니다.” “, 그래 내가 요즘 건망증이 심해져서····. 근데 왜 울고 있는 것이냐?” “자기가 본당신부로 있을 때 성인 신부가 되려고 무척 노력했답니다. 신자들이 술에 취해 한밤중에 찾아와도 자다 말고 일어나 맞아주고, 놀러 오라면 아무리 멀어도 찾아가 놀아주고, 하여간 단체 행사뿐만 아니라 모든 신자들의 크고 작은 일에 다 나서서 돕느라 휴가는커녕 쉬는 날도 없이 일해서 성인 신부라고 칭찬이 자자했답니다.” “그런데 뭐가 모자라서 저렇게 울고 있는 것이냐? 짜증 나게.” “그렇게 살다가 과로에 심장마비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는데, 처음 한 달간은 신자들이 병문안을 오더니 어느 날 갑자기 딱 끊기더랍니다. 알고 보니 꽃미남 구준표를 닮은 놈이 새 신부로 오고나서 부터랍니다. 그게 너무나 원통하고 서러워서 울다 복장이 터져 죽었죠. 쓸데없이 착한 척하다가 죽은 겁니다.” 이 말은 들은 하느님은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어여, 저 애는 네가 맡고 내 근처에는 절대로 못 오게 해라.”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걸린 사람은 하느님도 반기지 않으신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복음에서 주님은 열매를 맺지 못하면 다 쳐버리겠다고 말씀하시지요. 이 말씀은 두고 신학자들 간에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도대체 열매를 맺는 삶이란 무엇인가?’ 그러다가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 옴니부스 옴니아을 주는 희생하고 봉사하는 삶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한 생각이 전통적인 생활양식으로 교회 안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희생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기 위해 수도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 곁과 수많은 성인들이 배출되어 카톨릭교회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형성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삶이 과연 모든 사람에게 건강한 삶일까요? 늘 희생하는 삶을 사는 사람은 결국 지쳐버립니다. 인간은 스스로 채울 수 없는 욕구를 누군가가 채워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어서 누군가가 나서서 내가 해줄게하면 얼씨구나 하고 매달라게 마련입니다. 문제는 한 번 요구를 들어주기 시작하면 시간이 갈수록 요구사항이 점점 많아진다는 점입니다. “내가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 내가 해줄게라는 말 한마디에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감동하던 사람이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나중에는 무리한 것까지 요구합니다. 만약 요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하면 애정이 식었다는 둥, 관심이 없다는 등 들들 볶아대기 시작하지요. 그러면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과로로 죽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죽으면 착한 사람이었지만 난 그 사람처럼 살기는 싫다는 뒷소리만 남긴 채 잊혀집니다. 착한 사람 콤플엑스에 걸린 사람은 심리적으로 공허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자기 본성의 상당부분을, 남들이 자신한테 기대하는 역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억압함으로써 인격에 공백이 생기는 것이지요. 그렇게 생긴 공백을 연기로 메우면서 허구의 가공된 인생을 살아가기 쉽습니다. 이렇게 되면 진정한 자기자신이 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기대와 도덕적 명령을 수행하는 꼭두각시로 전락하게 됩니다. 또 기쁨은 없이 불만과 짜증 속에서 살기 십상입니다. 이러한 삶은 허구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비관적인 삶입니다. 이러한 삶을 사는 사람은 그 어떤 열매도 맺지 못합니다. 결실을 맺는 삶을 살려면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전에 자기 자신이 먼저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가 행복해야, 살맛이 느껴야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행복을 나누어줄 수 있습니다. 자기 삶이 불행한데 남을 행복하게 만들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입니다. -벗어야 산다. 홍성남 신부 지음, 가디언, 201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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