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는 잠시 가지고 노는 장남감일 뿐이다
퀴리 부인은 세계적인 물리학자로 과학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인물이다. 그녀는 평생 동안 수 차례의 상과 훈장을 받았고, 그녀의 이름 앞에 달라붙는 호칭만도 117가지나 되었다. 그러나 정작 그녀는 이러한 수식어들에 연연해하지 않았다. 어느 날 그녀의 친구가 집에 찾아왔다가 퀴리 부인의 어린 딸이 금으로 된 메달을 가지고 노는 것을 보았다. 그 금메달은 얼마 전 영국왕립아카데미에서 받은 것이었다. 깜짝 놀란 친구는 다급한 목소리로 퀴리 부인에게 물었다. “영국왕립아카데미의 메달은 최고의 명예나 다름없어. 어째서 그런 메달을 저렇게 애가 막 가지고 놀게 내버려 두는 거야?” 퀴리 부인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난 아이에게 명예란 그저 장난감과 같은 것임을 일깨워주고 싶어. 명예는 잠깐 가지고 놀 수는 있지만 영원히 소유할 수는 없는 거잖아. 반짝 명예에 우쭐해하다 보면 아무것도 해낼 수 없어.” 1921년, 퀴리부인은 초청을 받고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미국 여성들은 그녀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1그램의 라듐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사실 당시 라듐 1그램은 100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당시 그녀는 라듐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라듐의 최초 발견자이긴 했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라듐을 사기에는 형편이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라듐 증정식에서 앞서 「증정증명서」상에서 ‘퀴리 부인에게 드립니다’라고 쓰인 글귀를 본 순간 그녀는 기분이 언짢아졌다.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솔직하게 말했다. “이 증서는 수정되어야 합니다. 미국 국민들이 나에게 주는 일 그램의 라듐은 전 세계 과학의 발전을 위한 것입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주최 측은 순간 뜨끔해하면서 퀴리 부인의 곧은 성품과 과학자로서의 사명감에 감탄했다. 퀴리 부인은 그들이 변호사를 불러 문구를 수정하게 한 후에야 증명서에 서명했다. 어렵사리 얻은 명예라면 당연히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 하지만 지나친 애착은 금물이다. 명예란 잠시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일 뿐이다. 그 안에 푹 빠져 헤어나지 못한다면 본래의 의미는 퇴색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명예는 과거의 성과에 대한 보상에 지나지 않는다. 보다 원대한 성과를 이룩하려면 지난날의 명예에 안착하지 말고 쉼 없이 노를 저어야 한다. - 성공하고 싶을 때 일하기 싫을 때 읽는 책, 바이취엔전, 강경이 옮김, 도서출판 주변의 길 & 새론북스, 2007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