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무지가 용기를 충전해 준다.
1796년의 어느 날,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열아홉 살의 한 청년이 저녁식사 후에 매일 지도교수가 따로 내주는 수학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정상적인 속도라면 시간 내에 그 특별한 숙제를 마쳐야 했다. 여느 때처럼 앞의 두 문제는 두 시간 안에 술술 잘 풀렸다. 세 번째 문제는 컴퍼스와 눈금이 없는 일자형 자만으로 정17 각형을 그려보라는 문제였다. 청년은 자신만만하게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문제가 풀리기는커녕 갈수록 미로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문제가 풀리지 않자 청년은 더욱 오기가 생겼다. ‘꼭 풀 수 있어!’ 그는 캠퍼스와 자를 들고 종이 위에 요리조리 도형을 만들어보았다. 종이와 씨름하면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펴고 심지어 상식에 어긋나는 방법을 동원해 보기로 했다. 어느새 날이 밝아 창문 사이로 한 줄기 서광이 비추이고 있었다. 새벽 어스름이 되어서야 청년은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펜을 놓았다. 숙제를 제출하자 지도교수는 놀라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청년에게 말했다. “이걸 정말 자네 혼자 풀어냈단 말인가? 이 문제는 지난 이천여 년 동안 그 누구도 해답을 찾지 못했던 난제라네. 그걸 자네가 풀다니 아르키메데스도, 뉴턴도 실마리를 못찾고 헤맸던 문제를 자네가 하룻밤 만에 해결해냈어. 최근 나는 이 문제를 연구하는 중이었지. 어제 내가 자네에게 문제를 내줄 때 실수로 이 문제가 적힌 쪽지까지 넘겨줬던 거라네.” 몇 년 후 이 청년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만일 당시 그 수학 문제가 오랫동안 해답을 찾지 못한 미해결 과제임을 미리 알았더라면 죽어도 하룻밤 사이에 풀지 못했을 것이다.” 이 청년이 바로 훗날 ‘수학왕’이라 불린 가우스(Gauss)다. 간혹 우리는 어떤 일의 난이도를 아예 모르고 시작했을 때, 오히려 더 용감하게 도전한다. 심지어 멋모르고 무작정 시작했는데 미리 정보를 알았던 경우보다 훨씬 일이 쉽게 풀리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무지한 사람이 더 당당하고 용감해지는 원리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부터 뒷조사를 하거나 내막을 시시콜콜 알아내려고 할 필요가 없다. 앞뒤 재지 않고 일단 시작해야 오히려 더 흡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성공하고 싶을 때 일하기 싫을 때 읽는 책, 바이취엔전, 강경이 옮김, 도서출판 주변의 길 & 새론북스, 2007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