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은 지키고, 장점은 자랑하다
극심한 불황에다 부실 경영 등에 대한 책임의 소재를 거론하게 되면 각종 금융기관과 증권회사가 경영 철학의 부재나 허약한 시스템 등에 대해 비판을 받게 된다. 그럴 때면 회장, 은행장이 사임하는 등 회사마다 각자 나름대로 대처하기는 하지만 책임을 지는 정도는 씁쓸하기만 하다. 예를 들어 실력자인 회장은 그대로 있고, 사장이 책임지고 사임했다고 발표하여 명분을 내세운 다음 그 사장이 그대로 부회장이 된 경우도 있다.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가는 코스는 누가 봐도 승진 인사다. 그런데 이를 두고 어떻게 책임을 졌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경우를 보면 얼마나 반성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물론 당사자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겠지만 최고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책임을 지는 일이다. 마땅히 져야 할 책임도 지지 않고 보잘것없는 변명과 핑계로 일관한다면 이는 누구를 위한 리더라고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은 누구에게나 장단점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단점은 있게 마련이다. 그 단점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지적받았다고 해보자. 더욱이 윗사람이 아니라 부하에게 지적받은 상황에서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고치려고 한다면 정말 훌륭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보통은 화를 내거나 핑계를 댄다든가 변명을 하면서,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때로는 “나에게는 이런 장점이 있는데 그것은 왜 평가해 주지 않는가? 하고 되받아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는 구절이 바로 ‘호단긍장(護短矜長)’이다. 이것이 특히 리더가 해서는 안 되는 덕목이다. 옛날 중국에 불교에 귀의한 황제가 있었다. 원래가 범상한 인물은 아니었으나 지나치게 불교에 심취한 나머지 정치는 돌보지 않아 결국 만년에 정국이 어지러워졌다. 사태를 염려한 중신 하나가 심하게 실정을 비판하고 개혁을 부르짖었다. 그랬더니 황제는 “너는 조정의 사치를 금하라고 하는데 나의 이 소박한 생활을 보라. 어디 불필요한 비용을 쓰고 있는가? 구체적으로 말해 보라.” 하면 강하게 반발했다. 나중에 역사가들은 이 황제의 태도를 ‘호단긍장’이라 비판하였다.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책임전가’ 다. 이 황제는 결국에는 나라를 망하게 했다. 오늘날의 리더들도 ‘호단긍장’은 피해야 할 덕목이라 하겠다. - 인생수업, 모리야 히로시 지음, 지세현 옮김, ㈜시아컨텐츠그룹, 2022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