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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원수를 위해 상복을 입겠는가

by santa-01 2023. 9. 24.

임금과 신하
임금과 신하

누가 원수를 위해 상복을 입겠는가

맹자가 제나라 선왕에게 말했다. “임금이 신하를 손과 발처럼 소중하게 여기면, 신하는 임금을 자기 심장과 배처럼 소중하게 여길 것이옵니다. 또 임금이 신하를 말이나 개처럼 하찮게 여기면, 신하는 임금을 길에 지나가는 행인처럼 아무 상관없는 사람으로 여길 것이옵니다. 또한 임금이 신하를 땅에 흩어진 지푸라기처럼 천하게 여기면, 신하는 임금을 원수처럼 여길 것이옵니다.” 이 말을 듣고 선왕은 몹시 불쾌했다.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던 선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의례에 대한 옛 기록을 보면 예를 갖추어 자기가 모시던 임금을 위해 상복을 입는다고 했습니다. 말씀해 주십시오. 임금이 신하에게 어떻게 해야 신하는 자기가 모시던 임금을 위해 상복을 입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신하가 간언한 것을 임금이 실행하고 신하가 건의한 것을 임금이 받아들여 그 혜택을 백성에게 베푸시옵소서. 또 신하가 어떤 사정이 생겨 그 나라를 떠날 때, 임금은 사람을 시켜 그가 국경을 넘을 때까지 인도해 주고, 그가 가는 나라에 사람을 먼저 보내 그를 좋게 소개하옵소서. 또한 신하가 떠난 지 삼 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면, 그때 가서 내렸던 땅과 집을 거두어들이시옵소서.” 맹자가 이어 대답했다. “임금이 신하에게 이 세 가지 예를 갖추어 대한다면, 신하는 반드시 모시던 임금을 위해 상복을 입을 것이옵니다.” “......” 이 말을 듣고 선왕은 더 불쾌했다. 그러나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맹자> <이루 편 하>에 실려 있는 맹자의 가르침이다. 신하가 간언해도 임금이 실행하지 않고, 신하가 건의해도 임금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백성들은 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어떤 사정이 생겨 신하가 나라를 떠날 때 그 나라 임금이 그를 붙들거나 그가 갈 나라에 먼저 사람을 보내 험담을 퍼트린다면 그 신하는 어려움을 겪을게 뻔하다. 그리고 나라를 떠난 신하에게 주었던 땅과 집을 그가 떠난 즉시 바로 거두어들인다면 그는 임금과 원수가 된다. 임금과 원수가 된 신하. 세상에 그 어느 누가 원수를 위해 상복을 입겠는가. 맹자(B.C 372 ~ B.C289)는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이다. 추나라 사람으로 이름은 가, 자는 자여·자거이다. 공자의 사상을 발전시켜 성선설을 주장했고, 인의의 정치를 권했다. 유학의 정통으로 숭앙되며 아성이라 불린다. <맹자>는 유교 경전인 사서의 하나로, 맹자와 그 제자들의 대화 등이 기술되어 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인성이야기, 박민호 엮음, 도서출판 평단, 2016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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