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에 부끄럽지 않은 삶
“혼자 걸어도 그림자에게 부끄럽지 않고, 혼자 잠을 자도 이불에게 부끄럽지 않았네” 소름 끼치는 무서운 말이다. 이 말은 서산 선생으로 널리 알려진 남송의 채원정이 했다. 『송사』 「채원정전」에 나온다. 주자의 제자인 채원정은 혼자 걸어가도 제 그림자에게 부끄럽지 않았고 혼자 잠을 자도 덮고 있는 이불에게 부끄럽지 않은 청징한 삶을 살았다. 그는 군자는 홀로 있을 때에도 삼간다는 “군자 신기독”을 실천했다. 수신의 달인이자 제왕이다. 나의 모든 허물과 비밀을 누가 가장 많이 알고 있을까? 채원정이 말한 대로 내 그림자와 덮고 자는 이불일 것이다. 내 그림자와 이불은 나의 모든 행위를 빠짐없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섬뜩하고 오금이 저린다. 만일 내 그림자와 이불이 입이 있어서 내가 잘못한 행위를 모두 불어 버린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과연 완전무결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채원정은 매섭게 자기 관리를 했다. 살아온 세월을 뒤돌아보니 내 그림자에게 부끄럽고 덮고 자는 이불에 부끄러운 일들이 많았다. 앞으로 남은 세월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내 인생의 동반자인 그림자, 그리고 이불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다. 수신제가, 자아관리, 자아검속이 인색의 성패를 좌우한다. - 선비의 보물상자, 김상홍, 고반, 201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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