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괴롭히는 고정관념과 착각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해삼을 만져 본 적이 있나요? 해삼의 표면은 부드러울 것 같은데 만져보면 생각보다 딱딱합니다. 이것은 실제로 만져보면 알 수 있는 경험입니다. 사람이 자신의 몸을 만졌을 때, 해삼은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도리를 찾아서>라는 디즈니 영화를 보면 이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아이들은 마치 공중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폭탄처럼 수조 속에 손을 쑥 집어넣고 해삼을 인정사정없이 쿡쿡 쑤셔댔습니다. 아이들의 손은 다시 수조 속의 불가사리들을 향하더니 그것들을 억지로 떼어내었고 불가사리들은 비명을 질렀습니다. 아이들에게 해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될지 모르지만 해삼에게는 공포 체험입니다. 인간과의 만남 같은 훈훈한 체험이 결코 아닙니다. 해삼의 입장에서 그때의 심정이 어땠을지 한번 상상해 볼까요? 반대의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우리는 자신을 괴롭히던 편견이나 착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보낸 SNS 메시지가 ‘읽음’으로 바뀌었음에도 상대방(A)이 답장을 하지 않는 ‘읽씹’을 예로 들어 생각해 볼까요? 읽씹 때문에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을 때 우선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자신의 생각(인지)과 이를 뒷받침할 팩트(근거)를 정리해 봅니다. 생각: A가 혹시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닐까? 팩트: 최근 A가 보내는 답장의 글자 수가 많이 줄었다. 이어서 최근 그 사람과 나누었던 대화 중에서 ‘생각’과는 다른 의견(반증)을 적극적으로 찾아봅니다. 그러자 A의 다음과 같은 말이 떠올랐습니다. 다른 의견: A가 얼마 전에 ‘SNS를 줄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앞의 ‘생각’과 이 ‘다른 의견’을 조합해 보면, 이번의 읽씹을 다음과 같은 시점에서 해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새로운 시점: 내가 보낸 메시지는 답장이 필요한 내용은 아니었다. 요즘 A가 SNS를 되도록 줄이고 싶다고 했으니까 읽씹은 그렇게 신경 쓸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어떤가요? 이처럼 다른 의견을 계속 떠올리면서 팩트와 다른 의견을 연결 지어보면 새로운 관점이 생기지 않나요? 그렇게 되면 처음의 ‘생각’은 보다 시야가 넓은 ‘새로운 시점’으로 바뀌어 찝찝한 마음을 해소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생각만큼 다른 의견을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다른 시점과 다른 생각을 종이에 적어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 마음 스트레칭, 시모야마 하루히코 지음, 손민수 옮김, ㈜리스컴, 2021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