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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이 주는 매력

by santa-01 2023. 9. 22.

우울증
우울증

긍정이 주는 매력

그룹 상담을 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았습니다. 그 가운데는 우울증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우울감에서 빠져나오려고 하지 않고 그 안에서 안주하며 노숙인 같은 삶을 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주위 사람들의 동정을 먹으며 사는 것이지요. 우울감을 집 삼아 그 안에서 살림을 차린 사람들에게는 까칠한 피드백을 주어서 그 집을 부수고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하도록 돕는 상담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나 나신의 과거가 보입니다. 진짜 문제를 우울감으로 포장하고 사람들의 동정을 얻으면서 살았던 그야말로 앵벌이 인생이었지요. 이런 삶이 지속되면 습관이 되고 중독이 되어서 나중에는 고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우울증에 걸린 노인들을 상담하다 보면 오랜 시간 동안 습관이 된 우울한 생각을 바꾸기가 쉽지 않아 무척 안타깝습니다. 이미 내 몸의 일부처럼 편해진 헌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지 못하는 것과 같지요. 우울감에 빠진 사람들은 고집이  샌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인생에 일어나는 좋지 않은 일들에만 눈을 고정하고 다른 좋은 것들을 보려고 하지 않은 고집쟁이들입니다. 이건 이해서 안 좋고, 저건 저래서 안 좋고, 스스로를 우울하게 만듭니다. 좋은 것도 있다고 아무리 얘기해 주어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서럽고 힘겹고 괴로운 것만 보면서 그 생각에서 빠져나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감정은 생각에서 오고 생각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인데 굳이 좋지 않은 생각을 선택해서 마음을 우울감으로 가득 채우고 도와달라고 합니다. 또 도움을 주어도 도움이란 안 된다고 합니다. 참으로 고집이 셉니다. 우울증을 극복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오이러의 고무줄 요법은 좋지 않은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손목에 묶어놓은 고무줄을 당겼다가 놓은 간단한 방법입니다. 손목이 좀 아프긴 해도 우울한 생각을 하는 횟수도 줄어들고 우울감도 감소합니다. 두 번째는 역시 웃음입니다. 웃음의 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 이미 입증이 되었습니다. 억지웃음도 효과는 같다고 하니 너무 우울해서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저 하고 말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낯선 곳에서 호된 경험을 해보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응석 부리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친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변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이해해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죽거나 혹은 살거나,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아도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둘러싸여 있을 때보다 낯선 곳에 홀로 떨어졌을 때 힘들지만 내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요즘도 신자들과 함께 있으면 어느새 응석받이가 되어 있는 스스로를 발견합니다. 마치 노망 난 노인네처럼 어린애로 퇴행하는 자신을 느낍니다. 그래서 가끔은 낯선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모임을 갖습니다. 아무 대접도 해주지 않고 아무 관심도 보여주지 않는 상황에 스스로를 던져놓고 그동안 마음에 낀 뱃살을 빼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지요, 별의별 사람들을 만나면서 겪는 불쾌한 경험을 통해 지나친 자애심을 절제하는 훈련입니다. 우울증도 결국 관점의 문제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인간은 사물로 인해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점으로 인해 고통받는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에 앙세리오는 사람은 쉰 살이 될 때까지 무려 150회의 사고를 당했습니다. 아기 때부터 넘어지고 엎어져서 팔이 부러지고, 다리가 부러지고, 열네 살 때는 쓰리기통에 갇혀 죽을 뻔하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고장 난 트럭이 덮치고, 바람에 날아가는 유리조각에 맞아 팔의 동맥이 끊어지고, 차를 얻어 타려다가 범죄조직에 걸려 강도를 당하는 등 무사히 지나가는 해가 없을 만큼 일생이 사고투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재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대신 숱한 사고에도 살아남았음에 기뻐하며 매 순간 즐겁고 감사하며 살았습니다. 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그에게 친구가 많은 것은 당연했습니다. 반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한 징징 노인이란 양반이 있었습니다. 그 양반은 이런 시를 썼습니다. 젊을 때는 가난해서 마누라도 구박을 하더니 늙고 힘없어서 돈을 버니 기생들이 따르는구나 놀러 나가려면 으레 비가 오고 한가로이 앉아 있으면 날씨가 좋다. 배부르게 먹고 나면 맛난 고기가 생기고 목이 아파 마실 수 없을 때 술이 생긴다. 이 양반처럼 매사에 징징대면서 기피 대상 1호로 살 것인가, 아니면 앙세리오처럼 넉넉하게 살아서 많은 친구를 거느리고 살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벗어야 산다. 홍성남 신부 지음, 가디언, 201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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