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하면 하는 바를 보고, 빈곤하면 구하는 바를 본다
진전한 인재란 어떤 인물일까?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중국의 고전들은 이 문제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 소개하는 내용이 그중 하나다. 위나라의 문후라는 왕이 제상을 선택하기 위해 이극이라는 정치고문의 의견을 물었다. “선생은 일전에 ‘가난한 집안에 현명한 아내가 필요하듯이 혼란한 나라에서는 훌륭한 재상이 필요하다.’ 하고 가르쳐 주었소이다. 그래서 묻는바, 지금 재상의 후보로 위성자와 구황 두 사람이 있는데 둘 중 누가 좋겠소이까? 이런 경우 신하의 입장에서는 이름을 거명하여 대답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나 문후의 간절한 부탁에 이극은 인물이 갖춰야 할 다섯 가지 조건을 제시하면 간접적으로 대답했다. 그 조건이란 다음과 같다. “평소 그 친한 바를 보고, 풍족할 때 그 사용하는 바를 보며, 성공해서 추천하는 바를 보고, 궁해서 하는 바를 보며, 빈곤해서 구하는 바를 본다.” 첫째, ‘평소 그 친한 바를 본다.’하는 것은 평소에 어떤 상대와 친하게 지내는가를 보는 것이다. 형편없는 사람들이나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대장 노릇을 하고 있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뛰어난 인물들과 사귀며 부단히 자신을 도야(陶冶)할 필요가 있다. 둘째, ‘풍족할 때 그 사용하는 바를 본다.’하는 것은 가령 돈이 풍족할 때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보는 것이다. 돈이란 모으기보다 쓰는 일이 더 어렵다. 여기서는 그 사용방법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셋째, ‘성공해서 추천하는 바를 본다.’하는 것은 높은 지위에 올랐을 때 어떠한 상대를 추천하는가를 본다는 의미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만을 생각한다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넷째, ‘궁해서 하는 바를 본다.’하는 것은 막바지에 몰렸을 때 손을 대서는 안 될 일에 손을 대는가를 본다는 의미다. 이래서는 훌륭한 인물이라고 할 수 없다. 다섯째, ‘빈곤해서 구하는 바를 본다.’하는 것은 궁핍하다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았는가를 본다는 의미다. “가난해지면 사리판단이 둔해진다.‘라는 격언도 있는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이극은 제상의 조건으로 인격적인 요수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오늘날 더욱 절실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원하건대 이상의 인격적인 조건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다. - 인생수업, 모리야 히로시 지음, 지세현 옮김, ㈜시아컨텐츠그룹, 2022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