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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바보스러움이 최상의 지혜다.

by santa-01 2023. 9. 3.

바보
바보

가끔은 바보스러움이 최상의 지혜다.

여객기 한 대가 황량한 사막에 추락해 조난을 당했다. 당시 생존자는 11명이었다. 11명 중에는 대학교수, 가정주부, 공무원, 회사 사장, 장교 외에 피터라는 이름의 바보도 포함되어 있었다. 사막은 한낮이면 기온이 50~60도에 육박했다. 하루빨리 오아시스를 찾지 못하면 목이 말라죽을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이었다. 그들은 오아시스를 찾아 길을 나섰다. 하염없이 걷던 눈앞에서 녹색의 야자수로 우거진 오아시스를 발견하고 미친 듯이 앞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오아시스는 무정하게도 계속 뒷걸음질 치더니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사막에서 흔히 발생하는 신기루 현상이었다. 다음 날 오후, 그들은 여러 번 반복되는 신기루에 지쳐 녹초가 되어 스러졌다. 단 한 사람, 바보 피터만 빼고 말이다. 그는 초조해하며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쯤에 물이 있었던 거 아니에요? 왜 아무리 가도 안보이죠?” 그러자 가정주부가 단념하라며 일러주었다. “피터이제 운명을 받아들여. 우리가 본 건 신기루였을 뿐이야.” 그러나 신기루가 무엇인지 피터가 알 리 없었다. 그를 지배하는 건 목이 타들어가는 갈증 때문에 빨리 물을 마시고 싶다는 욕구뿐이었다. 그는 혼자서 앞을 가로막고 있던 50미터 높이의 모래언덕을 막무가내로 올라갔다. 정상에 올라선 그가 갑자기 어린아이처럼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그는 허겁지겁 언덕을 내려오더니 흥분해서 소리쳤다. “물이에요, ! 바로 건너에 샘이 있다고요.” 그러나 아무도 그의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 마음씨 좋은 가정주부 마저 듣는 둥 마는 했다. 할 수 없이 피터는 혼자서 다시 모래언덕을 향해 꾸역꾸역 기어오르더니 기어이 언덕 너머로 소리를 지르며 사라졌다. “쯧쯧, 불쌍한 것, 이제 아주 미쳐버렸나 보군.” 대학교수가 중얼거렸다. 20분 정도 흘렀을까, 피터가 샘에 막 도착할 즈음 갑자기 모래와 돌멩이가 뒤섞인 광풍이 휘몰아졌다. 피터는 샘물 안으로 뛰어들었다. 바람은 꼬박 하루 동안 계속 불었고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사흘 후 구조대가 도착해 수색 작업을 펼친 결과, 나머지 열 명은 모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시체 중 일부는 이미 모래 더미에 깊이 파묻혀버린 상태였다. 물가에 있던 바보 피터만이 멀쩡히 살아 있었다. 약간 수척해지긴 했지만 외상 하나 없이 건강했다. 구조대원들은 피터를 조난자들 곁으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그들이 왜 물가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모두 죽었는지 이유를 물었다. 너머지 사람들의 참혹한 죽음을 눈으로 확인한 피터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훌쩍거리며 말했다. “제가 저쪽에 샘이 있다고 했더니 신기루일 뿐이라며 아무도 제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어요. 저는 신기루가 뭔지도 몰랐어요. 그저 빨리 건너가 물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뿐이었거든요. 그래서 죽어라 하고 언덕을 넘었죠. 정말이에요. 그런데 신기루가 도대체 무슨 뜻인가요? 이분들이 왜 이렇게 신기루를 싫어했는지 모르겠어요. 차라리 목이타 죽을지언정 신기루의 물은 먹으로 가지 않겠다고 버틴 이유를 전 아직도 모르겠어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피터는 답답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구조대원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3일 내내 이 문제 때문에 고민했노라고 덧붙였다. 자초지종을 들은 구조대원들은 뭐라고 설명할 말이 없이 잠자코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역경 앞에 선 똑똑한 사람들은 더 이상 극복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렀음을 직감하면 쉽게 포기를 선택한다. 그러나 미련스러운 바보들은 한계상황에 부딪혔다는 사시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의 끈을 조인다. 결과적으로 지나친 똑똑함은 오히려 독이되어 삶을 망칠 수 있는 반면 무지한 사람들의 못 말리는 깡이 의외로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바보 같은 당돌함과 우직함이 최고의 지혜로 통할 수 있다. - 성공하고 싶을 때 일하기 싫을 때 읽는 책, 바이취엔전, 강경이 옮김, 도서출판 주변의 길 & 새론북스, 2007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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