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매출을 올리고 싶다면 '라벤더향기'를 활용하라
딱히 필요하지도 않은데 마치 무엇에 홀리기도 한 듯 지갑을 열고 신용카드를 꺼내 물건값을 치른 경험을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가게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잠깐 구경이나 하고 가자며 들어갔다가 양손 가득 이것저것 잡다한 물건을 사 들고 나온 적도 있을 것이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날까? 한마디로 말해 ‘기분’이 구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누구나 긍정적인 분위기, ‘쾌감을 느끼는 상태’에 있을 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장바구니에 상대적으로 많은 물건을 담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럴 때면 우리의 이성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십상이다. ‘기분’에 몸을 맡긴 채 마치 개미가 개미지옥에 빠져들 듯 정신없이 쇼핑에 빠져들게 된다. 인간에게 긍정적인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향기’다.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다면 향기로운 냄새를 활용하여 실제로 가게의 매출을 높일 수 있을까? ‘향기’가 쇼핑에 미치는 영향과 충동을 검증하기 위한 야심만만한 실험에 나선 학자가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있는 라이어슨대학교 리처드 미천 교수가 바로 그다. 미천 교수는 어느 쇼핑몰에 입주해 있는 소매점 주인에게 몰래 부탁해 어떤 날은 가게 안을 향기로 가득 채우게 하고 또 어떤 날은 향기를 없애도록 했다. 이 실험에는 라벤더 향기와 시트러스 향기 두 종류가 사용되었다. 그들은 분무기 10개를 설치해 6분마다 3초 동안 향기를 분사해 매장 안에 향기가 사라지지 않고 은은히 감돌게 했다. 이 실험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재미있게도 가게 안에 기분을 좋게 하는 향기가 가득 차 있을 때는 고객이 살품의 품질,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후한 점수를 주었다. ‘꽤 괜찮은 가게네!’ ‘ 이 매장은 좋은 상품만 비치해 두는구나!’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듯 좋은 향기를 비즈니스에 잘 활용하면 고객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게 될 뿐만 아니라 매출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 실험으로 밝혀진 흥미로운 사실 하나 더. 향기와 가게 안 혼잡도의 상관관계가 바로 그것이다. 실험 결과 가게 안에 사람이 많을 때 즉 가게가 무척 붐벼서 짜증이 나는 상황에서 시트러스 향기는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데 흥미롭게도 라벤더 향기는 그런 상황에서도 톡톡히 효과를 발휘했다. 라벤더 향기는 가게가 한산하든 붐비든 상관없이 고객에게 긍정적인 기분을 갖게 하여 매출을 높이는 역할을 해냈다. 어떤 향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고객의 심리는 미묘하게 달라진다. 그러니 가게 매출을 끌어올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향기를 그중에서도 특히 라벤더 향기를 적절히 활용해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서수지 옮김, 주노 그림, 사람과 나무사이, 2020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