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남자에게 물어라
여러분은 낯선 곳에서 우체국을 찾은 일이 있었을 것이다. 또는 친구를 만나기로 한 카페를 찾기 위해 길은 물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 남자에게 물었을 때와 여자에게 물었을 때 답변이 다르다. 남자 : 이쪽으로 3분 정도 가면 OO 주유소가 있고 거기서 우회전해서 50미터 정도 가면 왼쪽에 있습니다. 여자: 이쪽으로 쭉 가면 주유소가 있고 거기서 오른쪽으로 조금 가면 왼쪽에 있습니다. 남자의 답변을 대략적인 방향과 예상 시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주유소 상호까지 가르쳐주니 꽤나 명쾌하다. 그러나 여자의 답변에서는 얼마나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아주 가까울 수도 있고 20분을 넘게 가야 할 수도 있다. 설사 주유소를 하나 발견했다 하더라도 한 블록 앞에 또 다른 주유소가 있다면 난감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남자라면 남자한테 길을 물어야 답답하지 않다. 대신 여러분이 여자라면 여자한테 길을 물어도 좋다. 여성들끼리는 서로 잘 통하므로 답답함이 남자보다 덜할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에 비해 공간지각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여성 운전자들은 좁은 공간에서 정교한 조작이 필요한 주차에 애를 먹고 지하철에서 출구 방향을 잃고 헤매기 일쑤다. 또 낯선 곳을 여행할 때 지도를 보면서도 길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도 그 옛날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서 비롯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남자들은 자기들보다 빠른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 지형지물을 활용할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여성에 비해 공간을 활용할 시간이 많았다는 것이다. 대신에 여성들은 어디로 가든지 과일과 곡식이 많은 곳을 찾아 여기저기 채취를 하면 되었기 때문에 굳이 남성처럼 공간지각능력을 발휘할 필요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 유쾌한 심리학 2, 박지영 지움, 파파에, 2006 참고문헌
50대부터 강한 남성은 여성으로? 약한 여성은 강한 남성으로?
동물 세계에서는 수컷이 암컷보다 화려한 경우가 많다. 종족 번식을 위해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여 이성을 차지하기 위해서이다. 현대의 인간도 남자들은 직업이나 경제력, 권력, 능력 등에서 여자에게 과시할 것이 많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남성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놓였던 여성은 남성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는 섹시한 몸매 혹은 남성의 관심을 끌기 위한 꾸미기 하나의 방편으로 삼았다. 옛날에 비해 훨씬 지위가 나아진 현대 여성들의 옷차림에서도 증거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목 근처의 남녀 정장 모양을 살펴보면 차이가 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신체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 목이다. 사자의 갈기가 목에 있는 것이나. 닭이 싸움을 할 때 목의 깃털을 부풀리는 것은 약한 부위를 감추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이곳을 공격당하면 싸움에서 지게 된다. 남성의 정장은 이곳을 숨기거나 강하게 보이려고 의도한 디자인이다. 와이셔츠에 날을 세워(셔츠 칼라) 입는가 하면 그것도 모자라 칼 모양의 넥타이를 목에 걸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정장은 대부분 목을 훤히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등이 완전히 드러나는 옷, 가슴이 패인 옷, 단추가 뒤에 달려 있는 옷 등 남성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옆에 지켜주어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단추가 뒤에 있으면 여성이 단추를 풀어줄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고 남성은 생각한다. 진화심리학은 이런 것도 남성의 시선을 붙잡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본다. 한편 위의 60세 노부부의 예에서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아내가 원한 것이 세계여행 티켓이었다는 것이다. 왜 하필 세계여행 티켓이었을까? 관광지에서는 단체관광을 온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할머니들이 깃발을 들고 앞장서 가고 할아버지들은 뒤에서 쫓아가는 경우가 많다. 할아버지에 비해 할머니들이 훨씬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것이다. 이석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성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다. 남성호르몬은 남성을 남성답게, 여성호르몬은 여성을 여성답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남성호르몬은 남성에게만, 여성호르몬은 여성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남성에게도 여성호르몬이 여성에게도 남성호르몬이 있다. 여성은 남성호르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남성은 남성호르몬이,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적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남성은 여성적으로 여성은 남성적으로 변해간다. 남성은 50대부터 여성적인 면을 보이기 시작해서 60대가 되면 행동과 태도에서도 여성적인 면이 굳어진다. 여성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히 떨어지지만 남성호르몬은 별다른 변화가 없기 때문에 남성화되어간다. 독립적이며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때문에 노년 부부의 주도권은 대개 여성이 쥐고 있다. 젊었을 때 남성이 여성에게 잘 보여야 하는 이유가 이런 반전 때문이다. 한편 젊은 남성들은 유독 가을을 많이 타는데, 이것은 남성호르몬이 가을에 가장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 유쾌한 심리학 2, 박지영 지움, 파파에, 2006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