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운이 좋으시네요. 진짜 제대로 고르셨어요”
<운 좋은 사람은 다음에도 운이 좋다고? : 뜨거운 손 현상>
복권을 샀는데 만 원대 금액이 당첨됐다고 하자. 그러면 대개는 기분이 좋아져서 또 복권을 산다. 그런데 만 원대 금액이 또 당첨됐지 뭔가. 그러면 보통 어떤 반응이 나올까? “어라, 오늘 운이 좋은걸, 잘하면 더 큰 금액에 당첨될 수도 있을 거야.” 그러곤 자신의 행운에 도취되어 딴 것을 이상을 잃을 때까지 계속해서 복권을 산다. 당신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소수의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그렇지 않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스포츠나 도박에서 한 번의 행운이 생기면 연속적으로 행운이 따를 거라 믿는 성향이 있다. 그런 이유로 상대에게 운이 있음을 강조하면 상대는 동력을 얻어하던 일을 계속 시도하게 된다. 예를 들어 축구를 잘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은 슛만 날렸다 하면 헛발질이다. 그런데 어느 날 동네 축구회에서 우연찮게 골 맛을 봤다. 이때 주위에서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네에게 운이 있나 보네.” 그러면 이 사람은 그 말을 믿고 평소와 달리 슛을 많이 시도하게 된다. 이는 ‘뜨거운 손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전의 성공이 다음번의 성공으로 이어질 거라 민든 인지적 편향이 나타내는 말이다. 이 용어는 1985년 심리학자 행동학자인 아모스 트버스키와 심리학자 토모스 길로비치가 임지심리학회에 기고한 「농구 경기에서의 뜨거운 손」이라는 논문에 처음 소개되었다. 쉽게 말해 한 농구선수가 두세 차례 슛을 성공시키면 다음에 그가 슛을 할 때도 성공할 거라고 보는 현상을 말한다. 트버스키와 기로비치는 농구 경기를 관람하는 농구 팬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는데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1. 방금 자유투를 성공시킨 이번 자유투 성공률을 어느 정도로 예상입니까? 2. 방금 자유투의 실패한 선수의 이번 자유투 성공률을 어느 정도 예상입니까? 3. 누구에게 패스를 많이 줘야 합니까? 그 결과 첫 번째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과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이전에 자유투를 성공시킨 선수의 이번 자유투 예상 성공률은 61%로, 그렇지 않은 선수의 이번 자유투 예상 성공률은 42%로 나왔다. 그런데 사람들의 이런 생각은 실제와 맞지 않았다. 코흘러와 콘러의 NBA 선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전의 성공이 다음번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곧 이전에 성공하더라도 다음번의 성공 확률을 여전히 50대 50이라는 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한두 번 성공한 사람에게 행운이 따른다고 믿는 오류를 범한다. 이런 오류는 농구선수 자신에게도 해당된다. 자유를 서너 번 성공시킨 선수는 자신에게 운이 있음을 믿고, 이후 더 적극적으로 자유투에 나서게 된다. 우리 동네 시장의 야채가게 사장님은 이를 아주 잘 활용한다. 그 사장님은 비슷비슷한 품질의 야채를 좌판에 죽 늘어놓고서 고객들에게 고르게 한다. 야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해 주부들의 호응도 좋다. 손님이 좌판에서 야채 하나를 고르면 이를 놓칠세라 사장님은 이렇게 말한다. “오늘도 운이 좋으시네요. 신선하고 제일 큰 걸 고르셨습니다.” 그러면 운이 있다고 믿게 된 손님은 이것저것 연신 야채를 골라서 원래 사기로 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을 사게 된다. 심지어 전혀 살 생각이 없던 다른 야채까지 산다. 이런 식으로 그 야채가게 사장님은 수와 좋게 고객의 지갑을 열었다. “고객님, 이번에도 운이 좋으시네요. 최상의 것을 구매하셨습니다.” 고객을 상대하는 사람이라면 뜨거운 손 현상을 활용해 이와 같은 멘트를 날려보자. 좋은 물건을 값싸게 잘 샀다고 믿게 된 고객은 동기부여가 되고, 아주 흔쾌히 지갑을 열 게 분명하다. - 웃으면서 할 말 다하는 사람들의 비밀, 오수향 지음, 이러스북, 2018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