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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싸우고, 오늘 대뜸 손 내미는 당신이 싫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화해하는 법 : 감각순응 이론>

by santa-01 2023. 11. 2.

가랑비

가랑비

 

 

어제 싸우고, 오늘 대뜸 손 내미는 당신이 싫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화해하는 법 : 감각순응 이론>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는데도 상대가 전혀 반응하지 않아요.” “서로 잘 지내보자는 말을 했더니 내가 필요해서 하는 말 아니냐고 더 화를 내더라고요.” 안 좋은 일로 크게 틀어진 관계는 원상태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땐 상대의 비위를 맞추려는 말들이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낳기도 한다. 왜일까? 상대방의 분한 감정이 풀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빨리 화해하고 잘해보자 싶은 마음에 급하게 덤벼들었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내 마음의 속도에 맞춰 상대도 어서 마음을 바꾸길 바라는 조바심, 그것은 독이 될 뿐이다. 이럴 때는 무조건 시간이 필요하다. 여유를 갖고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면 상대는 화해를 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어느 순간 거부감 없이 화해를 하게 된다. 이는 감각순응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일정한 크기의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감각기능이 떨어져 더 큰 자극을 주기 전까지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우리 모두 일상에서 이 현상을 자주 경험한다. 목욕탕에서 갔을 때를 떠올려보자. 온탕에 처음 발을 담그면 화들짝 놀랄 만큼 물이 뜨겁지만, 조금 지나면 아무렇지 않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음식 냄새가 진동하지만 식사를 하다 보면 그 냄새에 익숙해지고 만다. 한 번은 20여 년 만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카페에서 동창의 얼굴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한숨 섞인 탄식이 나왔다. 친구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이고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친구야, 너무 변했다. 예전의 네 얼굴 어디 갔니?” 당황한 친구는 눈을 몇 번 껌뻑이더니 입을 열었다. “너는 어떻고? 사돈 남 말하니?” “? 내가 어때서? 나는 체중도 얼굴도 그대로거든.” “얘 정말 웃기네. 너 거울도 안 보고 사나 보다?” 이날 나는 두 가지 실수를 했다. 하나는 보자마자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을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 얼굴이 변해가는 걸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거울을 안 보고 산 것도 아닌데, 내 얼굴이 변해가는 걸 모르는 이유는 감각순응 효과 때문이었다. 매일 보는 얼굴이라 서서히 변해가는 걸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이렇듯 사소한 변화가 긴 시간 동안 진행되면 감각으로 인지하는 게 어렵다. 관계가 틀어진 상대와 화해를 시도할 때 이 원리를 활용할 수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화해의 제스처와 말을 전해보자. 직장 동료와 심하게 다투었다면, 다음 날 바로 화해하려고 무리해선 안 된다. 대신 회사에 좋은 일이 있다면 무심코 소식을 전하는 척하며 은근슬쩍 접근해 보는 것이다. “자네에게 좋은 소식 있더라고, 우연히 들었어.” 그러곤 아무렇지 않은 듯 제 자리로 가면 된다. 다른 방법도 있다. 그 동료를 포함해 회사 동료들과 식사할 기회가 있다면 이렇게 말해보자. “밥은 역시 여럿이 먹어야 맛있어.” 이번에도 별 뜻 없다는 듯 시크하게 말을 끝내는 게 좋다. 이런 식으로 서서히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면 동료는 화해 시도를 눈치채지 못한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 긍정적 시그널이 쌓이고 쌓여 어느 순간 화해를 하게 된다. - 웃으면서 할 말 다하는 사람들의 비밀, 오수향 지음, 이러스북, 2018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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