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완벽한 남자는 왜 인기가 없을까?”
<허점이 매력이 되는 순간이 있다 : 실수 효과>
“왜 여성들이 제게 호감을 안 가질까요?” 30대 중반의 한 남성이 고민상담을 요청해 왔다. 그는 180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준수한 외모를 지닌 이른바 훈남이었다. 게다가 해외 명문대 출신에 외국계 금융회사를 다니는 등 요즘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조건을 다 갖춘 남성이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혹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주 문제가 생기나요?” “전혀요 저는 학생회장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리더십이 있고, 사람들을 잘 이끄는 편입니다.” “그럼... 성격이 까다롭거나 예민하신가요?” “아뇨, 성격이 좋다는 말을 꽤 듣는 편입니다.” 이상한 일이었다. 한 시간 남짓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의 언변 또한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당당하게 눈을 맞추고, 적절히 제스처를 취하면서 조리 있게 말을 이어갔다. 잠깐 사이에 드는 생각은 그는 모든 면에서 그야말로 완벽하다는 거였다. 그는 매사에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듯했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커뮤니케이션이면 커뮤니케이션, 모든 면에서 빈틈없이 최고로 해야 만족하는 스타일로 보였다. 그 순간 바로 그 점이 문제임을 깨달았다. 그는 너무 완벽해서 문제였던 것이다. 사람들은 지나치게 완벽한 사람을 어려워한다. 그보다는 약간 빈틈이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이는 ‘실수 효과’로 설명되는데, 차갑거나 다가가기 어려웠던 사람의 실수가 오히려 호감을 갖게 하고 매력을 증진시킨다는 이론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캐시 애론슨은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그는 참가자 두 명을 인터뷰한 뒤 이 내용을 녹음해 피험자들에게 미리 들려주었다. 그러고 나서 참가자 두 명을 대상으로 퀴즈쇼를 진행했다. 이때 피험자들이 누구에게 더 호감을 느끼는 지를 확인했다. 캐시 애론슨은 퀴즈쇼를 하기 전에 A와 B를 인터뷰했다. 이때 A는 말실수 없이 완벽하게 대답을 했고, B는 인터뷰 도중 커피를 엎지르는 실수를 했다. 이윽고 퀴즈쇼가 시작됐다. 피험자들은 커피를 엎지르는 실수를 한 참가자 B가 정답을 맞힐 때 더 큰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캐시 애론슨은 연구실험의 결과를 이렇게 내놓았다. “사람의 허점이나 실수가 매력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허점이나 실수가 없는 지나치게 빈틈없고 완벽한 사람은 오히려 덜 매력적으로 비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실수를 많이 해야 호감을 높인다는 말은 아니다. 어느 정도 완벽한 모습을 갖춘 상태에서 약간의 허점을 보이거나 실수를 해야 그것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자, 그러면 다음 네 가지 유형 중 누가 제일 호감도가 높을까? * A : 완벽하지만 실수하는 사람. B : 완벽하고 실수 없는 사람. * C : 평범하지만 실수하는 사람. D : 평범하고 실수 없는 사람. 이 가운데 제일 호감도가 높은 사람은 A다. 완벽한 사람의 경우 허점과 실수가 오히려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다. 즉 이 말은 매사 허술하고 습관적으로 잦은 실수를 하는 사람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얘기다. 미국의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의 경우, 르윈스키 성 추문 이후 오히려 지지도가 높아졌다. 완벽해 보이는 클린턴 대통령의 허점을 보고는 국민들이 그를 감싸준 것이다. 마음에 드는 이성 앞에 서면 누구나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진다. 그렇게 해야 경쟁자를 제치고 간택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빈틈 하나 없는 완전무결한 사람은 오히려 상대를 숨 막히게 한다. 진정으로 이성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싶다면, 아주 가끔씩 일부터 빈틈을 보이자. 자신이 실수한 이야기를 슬쩍 털어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전에 저도 비슷한 사고를 낸 적이 있습니다.” “어머, 그렇게 안 보이는데 그런 실수도 하시는군요.” “그럼요. 자도 꽤 허술합니다.” 완벽한 남자에게서 언뜻언뜻 비치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이라니, 상대에게 약간의 틈을 내보여야 그만큼 가까워지는 법이다. 평소 완벽을 기하되 전술적 실수 여담은 몇 가지 준비해 놓아도 좋겠다. - 웃으면서 할 말 다하는 사람들의 비밀, 오수향 지음, 이러스북, 2018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