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심 많은 상대에겐 라포~르 하세요”
<스며들 듯 마음의 벽을 허무는 대화의 기술 : 라포르>
직장에서 리더십도 좋고 인간관계에도 문제가 없는데, 이외로 이성과의 관계에는 서툰 남자들이 있다. 한 번은 IT 기업에 다니는 B 씨가 상담을 요청해 왔다.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들은 다 여자친구가 있는데 저만 없어요. 제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대화를 나눠보니, 그는 남자 형제만 셋인 집안에서 자랐고, 남중·남고를 나온 데다 ROTC 출신이었다. 여성과 교류할 기회 자체가 거의 없다 보니 이성과의 대화 테크닉이 매우 부족했다. 남성끼리 나누는 직선적이고 투박한 대화 스타일이 몸에 배어 있던 터라 여성과 대화를 나눌 때도 그런 습관이 튀어나왔다. 일방적으로 자기 말만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는 세심하게 듣지 않았으며 거센 사투리 억양은 꼭 화가 난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에게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했다. 이때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조건이 라포르다. 라포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상호 신뢰 관계로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로 통하는 편한 관계를 말한다. 프랑스어 ‘가져오다’, ‘참조하다’에서 유래한 용어로 심리치료, 심리 상담, 코칭에서 많이 활용되는 개념이다. 라포르는 많은 상담자를 상대해야 하는 내가 자주 활용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고민을 작고 찾아온 내방자는 생전 처음 만난 대화 심리 전문가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말을 꺼내지 못한다. 거리감 때문이다. 이때 내가 내담자를 배려하지 않고 고자세를 취하거나 무신경하게 대하면 내방자는 속 얘기를 꺼내기가 더 힘들어진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심도 있는 상담은 물 건너가고 만다. 그래서 나는 내방자와 만난 몇 분 내에 상대가 나에 대한 신뢰와 친근감을 가질 수 있도록 라포르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한다. 실제로 내방자와 라포르를 만들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내방자의 편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서 술술 고민의 보따리를 풀어낸다. 이렇게 해서 공적으로 만났지만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만들어지고, 고민 상담은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맺는다. 직장인 B 씨야말로 라포트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여성과의 첫 만남에서 좋은 감정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는 여성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이들이 라포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상대의 말 경청하기, 사소하고 시시한 대화를 하더라도 시선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음을 확신한다. 둘째, 상대의 행동 따라 하기, 상대방이 차를 마시면 같이 차를 마시고 상대방이 웃으면 따라서 웃어보자, 유사한 행동으로 인해 상대방은 동질감을 느낀다. 셋째,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 공개하기.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 진솔하게 자신을 드러내거나, 의외의 허점을 노출함으로써 상대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호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경계심과 거리감이 벽을 쌓은 상태에서는 이성뿐 아니라 누구라도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기 어렵다. 그러니 친밀감이나 친근감을 형성해 벽을 부수는 것부터 시작하자. 마음의 문이 열렸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 웃으면서 할 말 다하는 사람들의 비밀, 오수향 지음, 이러스북, 2018 참고문헌